서른살이 훌쩍 넘어서 우리나라 SKY중 한 곳인 고려대학교에 방문하게 되었다.
6호선 안암역(고대병원앞)에서 내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겸 고려대학교 캠퍼스에 들어가보기로 한다.
우당교양관과 하나은행 사이에 쪽문이 있어서 경영본관까지 횡단해보기로!
하늘은 청명했고, 여러 학관들이 꽤 통일성있게 지어져있었다.
유럽 감성을 지닌 캠퍼스, 건물들이 성(castle)느낌이 난다.
2월 초, 겨울 방학이라 학생들이 북적이진 않았지만 계절학기를 듣는 학생들로 추정되는 이들도 보였다.
그들의 생기발랄함을 보며, 어른들이 왜 청년은 그대로가 예쁘다고 했는지 이제 조금 깨닫는다. 나도 30대 청년이지만 20대의 파릇파릇함을 보며 그저 예뻐보였다.
물론 내가 20대일 때, 타인의 시선에서 파릇파릇함이 예뻐보였을 지 몰라도 불투명한 미래때문에 매일 괴롭게 살았던 걸로 기억한다. 지나가봐야 그 때가 아름다웠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.
또 내가 대전이라는 지역에서 수학하고, 직장을 얻어 살고있는데 가끔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참 바쁘고 복잡하지만 또 재미있고 흥미로운 곳이란 생각이 든다.
난 고등학생 때 그 흔한 대학탐방도 가지 않았고, 집안 사정이 어려워졌던 고등학생 시절 성적이 되어도 서울권으로 대학을 쓰지도 않았다. 그때 그건 부모님에게 짐이 되고싶지 않았던 어설픈 효녀의 자의적 선택이었는데... 시간이 지나니까 안전한 선택만 했던 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였다.
지금의 나를 만든 건 그때의 나의 선택인데,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. 그때 내가 더 열심히 공부했더라면, 서울에서의 캠퍼스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면,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? 이런 상상을 해보게 되었던 나들이었다.
내가 만약에 자녀를 낳게 된다면, 아이가 자립심을 길러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이다. 그리고 그 선택에 경제적인 여건이 발목 잡지 않도록 해주고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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